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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살이

D+587 뉴욕바시험 후기

(2021. 4. 21.자로 합격 통지되어 공개글로 바꿉니다. Thank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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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23., 24. 양일간의 remote NY bar exam을 지난 주 마쳤다.

평균적으로 알려진 대비 스케쥴에 비해 절대적인 투입량이 적어 불안한 마음이 크다. 순간순간의 찰나에 시험합격을 간절히 기도하는 나를 발견하는데, 어떤 결과에도 최대한 빠르게 평정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럴려면, 4월 중 연수논문 마무리를 꼭 완수해야 할 것 같다. 개인적 감정의 동요에 공적 업무가 지장을 받으면 안 되니 말이다...(으앙! 미리 내적울음... 우헤헤)

뉴욕바시험은 이틀로 구성되어 있고, 순수 시험 시간은 일별 각 6시간으로, 첫 날은 전반 3시간 동안 'MPT' 유형의 문제를 2문제, 후반 3시간 동안 'MEE' 유형의 문제를 문제당 30분씩 총 6문제를 풀게 되고, 두 번째 날은 전반 3시간 동안 'MBE' 유형(사지선다 객관식)의 문제를 100문제, 후반 3시간 동안 같은 유형의 문제를 100문제 도합 200문제를 풀게 된다. (굳이 비교하자면, 총 4일간에 거쳐 아침부터 저녁까지 매일 치루어지는 한국 변호사시험보다 전체 호흡이 짧고 깊이도 외운 개념을 확인하는 정도의 깊이이며, 절대평가 기반의 시험이라 시험의 방향성 자체가 아예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현 한국의 바시험 체계는 기존 사시제도의 유령이 본질을 장악하고 있는 느낌이라.. 변혁 취지를 살리려면 법학전문대학원 기반 교육 체제가 오래된 미국의 주별 시험 체계를 보다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시험에 대해 알게 되기 이전에는, 한국에서 사법고시나 변호사시험 수험기간 및 시험을 거친 사람이라면 난이도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을 때 정확히 무슨 말인지 감을 잡지 못했는데, 강의를 전부 듣고 MBE, MEE, 그리고 마침내 MPT까지 문제유형이 조금 익숙해지다 보니 그제서야 어떤 느낌인지 와닿았다. 

미국의 3년간 JD 생활을 거친 경우가 아니라면, 더욱이 영어가 익숙하지 않다면, 영어 자체의 산을 넘는 게 공부의 절반이 아닌가 싶다. 시간이 지나면 이 기억도 흐릿해 질 것이기에 부기하면, 2020년 전 세계를 갑자기 휩쓴 코로나19 판데믹 때문에 2020년 7월 시험이 9월로 미루어졌다가, 결국 뒤늦게 10월 원격시험으로 미루어지는 등 몇 번의 turmoil을 거치면서 7월 시험을 지원 및 등록비 납부까지 모두 했다가 철회시 voucher 로 환불해준다고 하기에 내년 2월 시험을 보기로 하고 철회했었는데, 금년도 2월 시험을 준비하면서 든 생각은 만약 작년에 이 시험을 준비하고 치뤄냈다면 마음 고생이 훨씬 더 심했겠다는 것이었다.

유년시절의 해외경험은 전혀 없지만, 20대까지는 심지어 영어를 좋아했고, 30대 본격 직장인이 되면서는 영어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 업무라 아무 생각없이 살던 나는 30대 중반 감사한 기회를 얻어 외국에, 그러나 매우 갑작스럽게 아무 준비 없이 나오게 되면서 영어 및 모든 비아시아계 외국인에 대한 심각한 포비아에 빠지게 되었다. 화면에서 외국인 배우나 영어를 듣는 것을 견딜 수가 없어 유튜브의 한국 방송 무한 플레이로 빠져들었고, 그러다보니 언어는 점점 더 퇴화해서 악순환에 빠져들게 되었다. 수업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수업만 끝나면 누가 말이라도 걸까 싶어 도망치듯 교실을 빠져 나오고, 미리 준비를 해가면 낫겠지 싶어 텍스트를 펼치면 알파벳이 빙글빙글 돌고 머리가 어지러워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해가지 못하는데다, 법수업은 콜드콜이라고 불리는 '질문-답변' 형식의 소크라테스식 강의법이 일반적이다 보니 콜 공포에 더더욱 적응을 하지 못하고 날림으로 수업을 듣거나 수업을 연달아 빠지기도 했다. 우울의 기저가 된 언어 장벽은 우울증으로 이어졌고, 우울증은 갑작스런 판데믹 상황까지 겹치면서 점차 악화일로를 걸었는데.. 

아무튼, 정확히 무엇이 계기였는지는 딱 짚어 말하기 어렵지만, 2020년 중반, 유튜브에서 어쩌면 나와 조금 비슷하게 20대 중후반에 미국에 학위과정을 위해 처음 건너와 학교생활, 직장생활을 거치게 된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어주신 돌돌콩님의 모닝루틴 관련 영상을 발견하게 되고(*그러나 발견했다고 바로 우울증에서 빠져나올 수 있던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내 것으로 소화하는 것은 바닥까지 가보고서야 가능했다.), 주변 분(사랑하는 Beth 부장님.)의 도움으로 감사하게 얻게 된 인턴 저리를 9월부터 시작하게 되면서 기존 우울증의 패턴에서 반드시 조금이라도 벗어나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었고, Verbling이라는 화상영어 사이트에서 좋은 선생님(Amanda!)을 만나게 되면서 정말 조금씩, 조금씩.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내 귀에 잘 와닿는 팟캐스트도 찾아듣게 되고, 치열한 Berkeley에서 벗어나 환경 좋은 Redwood city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푸르푸르한 나무들 속에서 좋아하는 팟캐스트(사랑하는 Krys Boyd님의 'Think'!)를 들으며 산책하는 시간을 조금씩 갖게 되면서 그러면서 비로소 영어에 대한 두려움과 반감, 나를 그냥 닫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조금씩 누그러져 갔던 것 같다. 다른 분들은 크게 느끼지 못하실 수도 있지만, 나는 내 안의 두려움이나 날 것의 감정을 그대로 느끼므로 분명히 느끼는데, 체류 1년 반 가량 지나가면서 영어 듣기와 말하기가 (그 전보다는!-!) 확실히 편안해졌다. 작년에는 1.0 속도로 강의를 들어도 많은 부분을 알아듣지 못하고 조금만 강의를 들어도 머리 가용용량이 과부하가 걸려버려서 매일 큰 좌절감을 느꼈는데, 올해는 1.5배 속도로 강의를 듣는 것이 가능해서 그 부분도 주요한 차이였다.  

그렇게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고 난 뒤, 계속 지체되었던 회사 업무를 작년 연말과 연초 힘을 그러모아 마무리해 넘기고, 그렇지만 그러다보니 조금 늦게 바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다. 시간적으로는 빠듯했지만 그래서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긴 하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불안한 마음에 찾아보다 보니, 합격자들이 보통 400시간 정도를 공부한다던데, 47일의 준비기간 동안 300시간 가량을 겨우 넘긴 것 같다. 그렇지만 계속 시작일을 좀 미룰 수 있었던(?) 이유는, 준비 모드 착수까지 겪게 되는 시행착오 기간을 작년 시험 준비에 잠시 발끝을 담그었다 뺐을 때 겪었기 때문인 것 같다. 시험날까지의 일정을 어떤 포맷을 통해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어떤 material들을 볼 것인지, 어떤 것을 최종 주요 outline 교재로 삼을 것인지, 객관식 문제는 어떤 문제집을 풀 것인지, Commercial Bar Prep(Barbri, Themis, Adaptibar, Barmax, etc.) 외 Smartbarprep이나 Jdadvising 등의 보조교재(아웃라인 등)를 구입한다면 어떤 것을 어떤 용도로 구입할 것인지 등, 막상 시험 준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다보면 초반 1-2주간 여러가지 시행착오나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 기간을 작년에 대충이나마 거칠 수 있었어서(그러나 시간이 지나다보니 결국 47일 중에도 초반 1주일 정도는 계속 이 방법 저 방법 들쑤셨던 것 같긴 하다.) 47일간 얼추 전체 내용은 한 번 돌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간단히 준비한 내용 및 참고한 교재를 정리하자면, 

1. MBE 준비

- 뉴욕바시험의 전체 과목은 총 16과목이다. 에세이 시험인 MEE는 전체 16과목을 모두 범위로 하고, 객관식 시험인 MBE는 그 중 8과목, 구체적으로, Constitutional law, Civil Procedure, Contracts, Torts, Real Property, Criminal Law, Criminal Procedure, Evidence 8과목을 대상 범위로 한다. MPT는 문제에 첨부된 자료에 주어진 서류 및 법리의 범위 안에서 요구된 법률문서를 시간 내 작성하는 시험이라 위 범위와는 거의 전혀 관계가 없다. 

- MBE 시험은 50문제당 90분의 시간이 주어지므로, 문제당 같은 시간을 할애 했을 때 최대 1.8분 안에 1문제를 풀어야 한다. 처음에는 이게 절대 가능하지 않다. 문제가 단순히 법리 용어를 물어보거나 하는 수준이 (당연히) 아니라 사실상 사례 문제기 때문이다. 영어가 그저 외국어인 한국인의 경우, 누가 원고이고 누가 피고인지, 누가 제기한 어떤 motion에 대한 답을 고르는 건지 문제 내용 자체가 헷갈려 두 세 번 읽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3분, 5분이 지나도 한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했다. 그러나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할 것이 없는 게, 시험 전까지 1,000문제 정도 풀다보면 그 안에 어떻게든 시간 문제는 익숙해 지고 해결이 되는 것 같다. 1,000문제가 처음에는 크게 보이는데, 후반부가 될 수록 문제 푸는 데 반드시 속도가 붙기 때문에 처음에는 시간 자체를 재지 않았음에도 10문제를 간신히 풀었는데, 나중에는 100문제를 크게 무리 없이 푸는 것도 가능했다. 혹시 어려움에 좌절하고 계신 분이 계신다면, 꾸준히 하셔서 1,000문제 고지에 가까워지시면 분명히 시간 안에 푸는 건 가능해 지시므로 걱정하지 마시라고 어깨를 다독여 드리고 싶다. 

- 문제를 푸는 데 아주 조금씩 탄력이 붙은 다음부터는 하루에 30문제 또는 50문제씩(도무지 지치면 그래도 하루에 10문제라도!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매일 푸는 것이 보통 추천되는 방법이고, 나도 중간부터는 그렇게 했던 것 같다. 30문제, 50문제씩 풀면서부터는 보통 시간을 계속 재면서 풀었는데, reddit에서 읽은 어떤 답변 중에 괜찮다고 생각된 공부 방법은 문제 및 풀이 내용의 정확한 숙지를 위해 시간을 재며 다수 문제를 푸는 연습은 1주일에 2-3회 정도 하고, 나머지 날에는 하루에 비교적 소수의 문제를 시간 제한 없이 풀더라도 문제된 쟁점과 관련 법리를 꼼꼼히 숙지하라는 것이었다. 시험을 치뤄보니 결국 중요한 것은 아무리 말을 다르게 표현해서 문제를 내더라도 정확한 쟁점과 관련 법리, 예외를 떠올려 풀 수 있도록 DNA 속에 박아넣는 것이라, 위 방법도 괜찮은 공부 방법이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 문제 풀이 교재는, Themis의 객관식 문제가 개인적으로 별로라고 생각되어서(그냥 문제 자체나 특히 해설의 길이나 표현, 깊이가 웬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Emmanuel 이란 분이 저술한 'Strategies&Tactics for the MBE' 교재를 먼저 풀었다. 처음에는 강의 듣는 속도도 느리고 문제 푸는 속도도 느려서, 예를 들어 Themis의 민사소송법 강의를 3일에 나누어서 들으면, 각 일별로 들은 강의 부분 관련 문제를 뽑아내서(좀 쓸데없는 걸 수도. 주제별 문제를 뽑아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아하하) 리뷰 개념으로 풀고, 풀이를 맞춰 보고 그랬다. 처음에는 이게 정말 한 세월 걸려서 그냥 하루에 강의 듣고 엠마뉴엘 문제 몇 개 풀면 하루가 다 가서 나는 시험 못 보겠구나 싶었다. 민사소송 이후에는 강의 갯수가 민사소송보다 대부분 적기도 했고, 주제별 문제를 뽑는 게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냥 테미스 강의를 먼저 다 듣고 문제를 풀고 그랬던 것 같다. 참고로, 엠마뉴엘은 한 과목당 문제가 60-70개 가량 들어있고(*형사소송과 형법은 한 과목으로 묶여 있어서 총 7과목), 200문제 모의고사가 1회 있고, 실제 기출문제 100문제가 있어 총 약 750개 내지 800여개 가량의 객관식 문제가 들어있다. 그 뒤에는 Themis의 MBE Practice Question 섹션의 종합세트를 하루에 하나당 풀었다. 작은 파트는 34문제, 대부분은 50문제 셋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34문제 셋을 풀고, 대부분은 50개 셋을 풀었다. 다 풀었으면 좋았을텐데, 시간 관계상 총 20여개가 좀 넘는 문제 셋 중에 3/4 가량을 풀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총 1,200문제 가량 MBE 문제를 풀어보았다. 

- MBE와 MEE 구별하지 않고 그냥 한 권으로 이론을 정리했는데, 시간상의 이유가 가장 크다. Themis는 MBE 아웃라인과 MEE 아웃라인이 나뉘어져 있고, 편집이 도무지 정이 가지 않고 눈에도 들어오지 않아서.. 민사소송, 계약법, 헌법 강의를 테미스 교재를 활용해서 듣고나서부터는, 이전에 Berkeley에 계시던 선배님이 감사히 주고 가신 Barbri Conviser Mini Review(CMR) 교재를 필기교재로 해서 그 교재를 펼쳐놓고 테미스 강의를 들었다. 결국 다루는 쟁점이나 순서가 거~~~의 비슷해서, 요리조리 책을 잘 넘겨가면서 들으면 필기가 가능하다. 총 5회독을 돌리는 것을 목표로 시험 전까지 책을 읽었는데, 처음에는 연필로, 두번째는 검정펜으로, 세 번째는 빨간펜으로, 네 번째는 형광펜 체크가 목표였는데 4회독, 5회독 째는 그냥 각 과목별 2페이지 짜리 Attack line을 만들면서 읽다보니 제대로 회독이라 할만큼 충실하게 읽지는 못했던 것 같다. 아무튼, 수험 기간 중 제일 친하고 가까이 너덜너덜해지게 지낸 것은 CMR 한 권이었다. 그 다음은 엠마뉴엘. 

(*참, CMR 관련 내용을 검색하다 보니 우연히 CMR 내용을 그냥 그대로 조악하게 번역해서 구글 북스토어에서 유료로 팔고 계신 한국 변호사님이 계시던데. 만약 Barbri와 협의된 게 아니시라면, CMR을 번역한 것임을 표시조차 안 하시고 본인을 저자로 표기해서 그렇게 돈을 받고 팔고, 변호사로서 남의 저작권을 함부로 그렇게 침해하시면 안 되시는 거 아닌가요? 신고 진행하려다 절차가 너무 귀찮아서 수험기간 중에 기 뺄 게 아닌 것 같아 그만두었습니다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위에 잠깐 언급했듯, 결국 시험 2주 정도 전부터, 대략 과목별 3-4회독을 돌린 뒤에는 처음에는 안 만들려 했던 (나만의...?) attack line 을 만들게 되었다. 작년에 시험 준비 우왕자왕시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한인 미국 변호사님의 뉴욕바 대비 블로그에서 정보를 얻게 되어 구입했던 Smart Bar Prep MEE 대비 아웃라인은 몇 백장 되는 걸 펀칭까지 일일이 다 해서 수작업으로 소책자까지 만들어 놨었고,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아웃라인이 결국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 MEE 대비 Jdadvising 과목별 2페이지로 된 아웃라인을 거의 20만 원 돈을 주고 구입했지만, 결국은 내 머릿 속에 빠른 시간 넣으려면, 내가 약한 부분을 좀더 강조해서 내가 외우기 싶게 뼈대를 뽑은 아웃라인을 만들어야 하는 것 같다. 참고가 되시라고 당시 만든 아웃라인을 올리지만, 외우는 용으로 만든 거라 문법도 전혀 맞지 않고(분량을 맞추다 보니 be동사 같은 건 다 삭제.), 작성자가 약한 부분 위주로 만든 내용이기 때문에 이거 보신다고 아마 도움이 안 되실 테고, 양식만 참고해서 결국은 시험 적어도 2주 전에는 본인의 아웃라인을 만들고 열 흘 정도 전부터는 그 내용을 계속 참고하고 회독을 돌리면서 외우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 

- 회독은, 1회독을 돌리면서 2회독 돌리기를 시작하고, 2회독을 돌리면서 3회독 돌리기를 동시에 시작하는..(어떤 말인지 아시겠슴듕...?) (첨부된 Progress sheet를 보시면 아심) 식으로 회독을 돌렸는데, 처음에는 도무지 개념 용어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특히 Real Property 같은 경우는 처음에 나오는 소유권 종류가 우리나라 물권 법리에는 없는 부분이라 전혀 외워지지 않아서 일단 천천히 계속 Black's law dictionary와 구글 검색, 혹시 한국분이 정리해 놓은 아티클이나 블로그 자료가 있는지 검색을 병행하면서 긴 호흡으로 1회독을 돌리고, 2회독부터 온전히 텍스트를 읽었던 것 같다. 많은 과목이 1회독 차에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당연하므로, 마음을 조급하게 가지시거나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3회독차 가면 신기하게도 분명 다 이해가 간다, 갈 것이다!는 평정의 마음으로 3회독 차까지 견뎌보시기를 추천드린다. 

- 그리고,  Progress 엑셀 파일의 과목별 시트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MBE 문제를 풀면서 틀린 내용 중 법리가 잘 안 외워졌다 싶은 부분은 해답 내용을 엑셀에 정리해서 외워지면 지우고 하는 방식으로 보완해 보려 했음. 

2. MEE 준비

- MBE 준비 부분 작성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 조악하지만, 실제로 마음만큼 MEE 부분은 대비가 쉽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MEE 문제를 지속적으로 접해 보시고 특히 시험을 치루게 되면 느끼시겠지만, 뉴욕바 MEE는 문제당 주어진 시간이 짧은만큼 문제별 쟁점 갯수가 많지 않고 쟁점의 수준도 외운 내용을 촤르륵 펼치고 사실관계를 바로 적용하면 되는 수준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이론 공부 및 정리시 적어도 3회독 차 및 최종 attack sheet 정리 때부터는 MEE 답안에 펼칠 내용을 외운다는 생각으로 회독에 임하고, 해당 쟁점이 주어지면 어떤 내용과 범위, 길이로 이론을 펼치고, 어떻게 법리를 사실관계에 적용하는지를 MEE practice를 통해서 숙지하는 게 중요하다. 최대한 양보해서 적어도 과목당 두 문제 정도는 본인이 온전히 시간 안에 답안을 써보는 연습을 하는 게 필요한 것 같고(약 30문제 가량), 시간상 도저히 테미스 MEE 문제 대부분을 실제로 써 볼 시간이 되지 않아서, 10분간 쟁점만 뽑아내고 10분간 답안을 검토하며 빠진 쟁점이 무엇이고, 해당 쟁점 법리를 어떻게 쓰고 법리를 사실관계에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눈여겨 보고 필요한 부분은 형광펜을 치며 숙지하는 것으로 MEE 대비를 갈음했다. MEE 답안 대비는 2월에 들어오면서 시작했던지라, 좀 더 확실히 하루 분량을 MBE 갯수처럼 정해놓고 꾸준히 대비했으면 좋았겠다 싶지만, 에세이에 대한 마음의 부담 때문에 아무래도 들쭉이 날쭉이 준비했던 것 같다. 

- 뉴욕바 위원회에서는 기존 MEE문제와 실제 수험자가 쓴 우수 답안을 공개하는데, 미국 친구들이 어떤 깊이나 길이로 답안을 작성하는지 보는 것은 좋은 경험 같다. 뉴욕바가 UBE로 바뀐 이후의 몇 년간의 시험 문제와 우수 답안을 전부 뽑아놨는데 결국 하나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래도 보면, 문제 자체는 기존 기출 문제를 테미스 등의 MEE Practice Question으로 넣어둔 것 같았다. 

- MEE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된 것은, audio learner인 내게 참 고마운 존재였던 'Bar exam tool box'라는 미국 팟캐스트였다. 여성 진행자 두 분이 진행하시는, 현재 백 몇 십 회 가량의 회차가 쌓인, 대부분 MEE 문제나 캘리포니아 바시험 에세이 문제를 제시해 주고 풀이를 즐겁게 진행해 주시는 내용의 팟캐스트인데, 스트레스가 쌓이면 긴 시간의 산책으로 풀었던 수험 생활에 단비같은 존재였다. 산책하면서도 라이크 마치 공부하는 듯한 헛 느낌적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기존에 텍스트로만 볼 때는 이해가 잘 가지 않던 개념들도 두 분이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걸 듣다보면 이해가 되게끔 해주기도 한 참 고맙고 고마운 팟캐스트이다. 혹시 영어 듣기와 MEE 공부를 함께 하고 싶은 audio learner들이 계시다면 한번 try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3. MPT 준비

 - MPT가 뭔지 조금 정확히 알고부터는(대략 2월 초순경), 특히 MPT문제 테미스 강의를 처음 듣고 한번 쟁점이라도 잡아보려고 사부작 시도해봤다가 장렬히 전사한 다음부터는(대략 2월 중순경), MPT스트레스에 사로잡혀 대체 시험날 전까지 어떻게 1시간 반의 절반인 45분 안에 주어진 서류를 읽고 서류별 용도를 뽑아내고, 남은 45분 안에 뭐 답안 형태 비스꾸무리하게로라도 뭘 써 낼 수 있게 만들 것인지 계속 매일매일을 그 고민을 하면서 보냈던 것 같다. 테미스 MPT 문제가 많지는 않지만 짧은 준비 시간 안에 3문제 빼고는 다 손대 보기는 했던 듯 싶다. 시험 전 어느 시점에서든 적어도 최소한 10일 정도는 MPT 준비를 은은하게라도 매일 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은 게, 잘못하면 MPT 문제 연습할 때 처음의 나처럼 어버버하다가 아무것도 못 써서 낼 가능성이 높고, 반면 조금이라도 뼈대 잡는 연습을 하고 어떤 순서로 주어진 서류를 읽고 노트에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라도 미리 생각을 하면 기본 점수라도 받고 들어갈 수 있는 분야가 MPT인 것 같기 때문이다. 즉, 조금만 투입해도 투입량 대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분야이고, 반면, 결국 succinct한 writing skill이 고득점에서는 필요한 분야라, 하릴 없이 시간을 투입할 분야도 아닌 것 같다. 

-10일 가량 끊임없이 문제 읽는 순서와 어떻게 케이스를 읽고 법리를 정리하고 사실관계를 어떻게 적용해서 문서로 정리할 것인지 분투하고 스트레스를 받은 끝에 시험 전날인가 전전날에는 45분 안에 얼추 답안 비슷해 보이는 것을 제법 써서 낼 수 있는 속도가 붙었다. 불과 열 흘 전에는 케이스 하나 읽으면 앞 케이스가 생각이 안 나 결국 45분 동안 헤매기만 하다 아무 뼈대도 못 잡던 게 생각나 그저 90분 안에 문서 같아 보이는 뭔가 하나를 쓸 수 있는 그게 어찌나 만족스럽던지.. 아무튼, MPT는 위와 같이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하신다면, 어쨌든 시험 전에 대략적으로 45분 뼈대, 45분 문서 작성을 후뚜루마뚜루라도 할 수 있도록 본인의 순서와 방법을 정하시고 시험에 임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분야다..:)  

4. 일정 관리

통상 10주 내지 적어도 8주간의 준비를 추천하기에, 외국인으로서 7주 동안 준비하는 것은 빡빡한 일정이었다. 그래서 하루에 10시간씩 공부하는 것을 목표해 보기도 하였으나, 결국 평균적으로는 6시간 내지 7시간의 순수 공부시간이 가능했던 것 같다. 어떤 날은 공부가 잘 되어서 10시간 고지를 찍기도 했으나, 어떤 날은 알 수 없는 우울감과 패배감에 젖어 2-3시간을 겨우 공부하기도 했다. 그래도 하루도 완전히 쉰 날은 없었다.

전체적인 주별 및 일별 계획은 첨부한 엑셀 파일을 통해 세웠고, 중간중간 계속 내용을 변경하거나 밀린 내용을 반영하여 수정해가면서 시험 전날까지 일정 관리 지표로 활용했다. 매일의 구체적인 실제 공부 내용은, 뉴욕커에서 구입한 30분 단위로 쪼개진 일별 플래너가 있어 주로 이를 이용해 하루 전 다음날 구체적 계획을 미리 연필로 세웠고, 결국 기상시각이며 중간중간 계획 시각이 매일 틀어졌기에.... 실제 공부한 내용이나 공부한 챕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씩 해치워 가면서 또는 하루의 마지막에 볼펜으로 채워넣었다. 판데믹으로 인해 도서관이고 카페고 모두 다 닫혀서 집에서 재택 근무를 하는 사이사이 혼자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집중력 관리가 쉽지 않아 'Pomodoro'라는 시간 관리 앱을 사용하여 집중 시간을 관리하였고, 큰 도움이 되었다. 

5. 마음의 근육과 체력의 싸움

뉴욕바시험은 모로가도 완주가 중요한 경험이라 생각된다. 한국변호사시험도 제일 중요한 것은 중간에 쓰러지거나 정신적으로 collapse되지 않고 4일간 끝까지 치뤄내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뉴욕바시험은 더 짧은 대신 단시간 내에 많은 영어로 된 내용을 머리로 소화해 내야 해서 결국 심적 부담은 어느정도 비슷하지 않나 싶고, 결국 중요한 것은 마음의 평정인 것 같다. 시험 기간 내에도 특히 이번 시험은 혼자 준비하고 치뤄내야 했기 때문에 오늘은 그냥 누워서 쉴까 하는 마음도 많이 들었고, 준비 기간 중에도 잠깐만 누웠다가 하자하고 누웠다가 세 시간을 자버리고 패배감에 빠져 핸드폰만 만지다 거의 보낸 날도 많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시 궤도로 돌아오고, 돌아오고 하는 마음의 근력인 것 같고, 이를 위해서도 아침에 일찍 같은 시간에 기상하고, 12시 전에는 잠에 드는 생활을 기반으로, 그 위에 공부 스케쥴을 쌓아 올려가셨으면 한다. 물론, 육아 등으로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면 그에 맞춰 최대한 일관된 생활을 하시는 게 마음 건강에 좋지 않을까 싶다..! 시험 준비 기간 동안에 새해를 맞아 돌돌콩님의 '확언(Affirmation' 챌린지에 1월 및 2월 참여할 수 있었는데, 시간 인증이 필요한 챌린지라 자연스럽게 아침 6시경에 일어나고 밤 12시 전에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노력해 볼 수 있었고, 돌콩님을 통해 알게 된 SF 태생 명상 앱, 'Calm'의 감사한 Tamara 선생님의 명상 지도에 따라 아침 명상을 꾸준히 할 수 있었다. 마음 건강의 타격이 많았던 지난 2020년을 딛고, 2021년 1월, 2월 나름 최대한의 꾸준력을 끌어올려 루틴을 찾고 지식도 쌓아나갈 수 있었던 것은 명상이 가져다 준 마음의 평정과 돌돌콩님 확언 챌린지 Green 팀 팀원분들의 응원과 서로서로 이끌어주는 영향력의 힘이 컸다. 사실 거의 전적으로 그 덕분이었던 것 같다. 

아직 결과를 알 수 없고, 사실 시험 보면서 MBE는 기억 날 때마다 찾아본 문제는 거의 다 틀린 경우가 많았고.. 특히 난이도 극악이었던 Set 3, Set 4는 헬렐레한 상태에서 뒷 문제는 거의 감대로 찍으면서 넘기고 넘기고 했기 때문에.. 5월 결과가 많이 걱정되고, 정신 건강을 위해 (그래도 결국 폭격이겠지만..) Plan B의 구체적인 액션 플랜도 미리 정해 놓으려 하지만..!! 그래도 시험을 잘 다 치루어 냈다는 것을 칭찬해 주고 싶고, 결과까지는 장담할 수 없어도 분명 이 글을 읽는 다른 분들도, 특히, 나는 못 할 것 같다 는 생각이 드는 분들도 완주해 내실 수 있다고 응원해 드리고 싶다.

*데스크탑 대신 15.6인치 노트북/시험 중간중간 요가스트레칭, 산책, 세수/점심 대신 영양바/화장실 문제유의(소화시각, 그 분 시각 조절, 포스트잇으로 화장실 다녀올 것 리마인드)/MPT 대비 narrow ruler legal pad 구입(아마존 구입)/맞는 펜 찾아 두기(하이텍 0.5)/응급상황시 대비 플랜 미리 생각해 두기/MEE는 3문제씩 묶여 나오고 문제간 이동이 자유롭게 가능하므로 먼저 흝고 원하는 순서대로(주로 짧은 시간 투여되는 것부터..?) 답안 작성 추천 - 이것 잘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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